| 謙川書院重建記
盖道無顯晦而常存事有今古而或異焉何謂道即天理也仁義也何謂事即人功也形迹也事雖有興廢道豈有間斷乎哉竊甞聞之孝實天經忠爲令德此八言自有天地以來萬世不易之定論也是故雖當百怯滄參猶能知慕先慕賢之爲貴而盡心焉猗歟盛哉惟我昇州謙川院即虔谷趙先生妥享之所也若夫先生之貞忠大節與夫五賢之成仁取義實與東方天壤相爲終始而言其顚末則始於 肅廟庚子南士通章太學建祠享之當時南學士之狀金相國之文千秋有光宋祭酒之臨祭朴諮議之典祝足爲南州矜式矣天不佑宋至于 高宗戊辰則擧國一致之歎尚何忍言哉前日崔嵬者今焉而只設數尺之壇昔日欝鬯者今焉而僅行數品之奠嗚呼嘻嘻雖然天理民彛不可一日泯滅故歲在乙未士論峻發就其地而重建五旬而報功花石復對舊面燕雀爭賀新成其將事也多士雲集香燭苾芬怳若咳唾精靈陟降左右如聞如親眞成宏大之擧詩所謂濟濟多士文王以寧其此之謂歟吁亦盛矣抑又思之惟願諸君子勿以閣之巳了爲能事大加一層勇力以先生之孝孝於其親以先生之忠忠於其國使天理民彛不墮于地昭如日星者此吾諸君子第一義也盍相勉乎哉然第其時賢勞者不可不表而著之以勸來後發議此役而終始主幹氏曰光枓協贊勤務氏曰光鉉洪燮東洙太善東憲正基圭賢琪鉉也咸曰不可無記于是記之
戊申三月 日 後學 趙東勲 謹撰
겸천서원중건기(謙川書院重建記)
대개 도는 나타나고 어둠이 없이 항상 있고 일은 고금(古今)이 있어 혹 다르기도 하다. 무엇을 도라 하는가! 도는 곧 천리요, 인의이다, 무엇을 일이라 하는가! 일은 곧 인공이고 형적이다. 일은 비록 흥폐가 있으나 도는 어찌 간단히 있겠는가! 내가 일찌기 들으니 효도는 진실로 하늘의 벼리요, 충성은 착한 덕이 된다 하니 이 팔언(八言)은 천지조판 이래로 만세에 바꾸지 못할 정론인 것이다. 그러므로 비록 백번 겁낼 벽해상전의 변을 당하여도 오히려 능히 선영을 추모하고 어진이를 사모하는 것이 귀중함인줄 알고 마음을 다하니 거룩하고 성대하도다.
오직 우리 승주 겸천원(謙川院)은 곧 건곡(虔谷) 조 선생을 향사한 곳이다. 대저 선생의 곧은 충성과 큰 절의며 五현의 어짊을 이루고 의리를 취한 것은 실로 우리나라 천지와 더불어 종시(終始)할 것이요, 그 전말을 말하면 처음 숙종(肅宗) 경자년(一七二○)에 남쪽 고을 선비가 글을 태학에 통하고 사우를 세워 향사한 것이니 당시 남학사의 장문과 김상국의 문장은 천추에 빛나고 송 제주(宋祭酒)의 참제와 박 자의(朴諮議)의 전축(典祝)은 가히 남쪽 고을의 자랑인데 하늘이 나라를 돕지 아니하여 고종(高宗) 무진년(一九六八)에 이르러 온나라 안이 일치한 탄식은 오히려 어찌 차마 말로 다하겠는가! 전일에 우뚝 솟았던 모습이 이제는 두어자 단만이 남아있고 옛날엔 울창(鬱鬯)으로 하던것이 이제 겨우 두어가지 전을 올리니 아 슬프고 한스럽도다. 그러나 하늘의 이치와 백성의 떳떳한 도리는 하루라도 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을미년에 선비의 의논이 높이 일어나 그 터에 나아가 다시 세워 五十일만에 준공하니 꽃과 돌이 다시 옛 모습을 되찾고 제비와 새가 다투어 새로 이룸을 하례하였다.
그 제사를 올릴때에 많은 선비가 구름같이 모여 향기로운 촛불과 향기로운 제수에 놀라 쳐다보니 말씀하신 것같고 맑은 신령이 좌우로 오르내리며 보는것 같고 듣는것 같아 참으로 굉장한 의식을 이루었으니 시경에 이른바 위의 잇는 선비가 많아 문왕은 편안하다고 하였는데 이를 두고 한 말이니 아! 정말 성대하도다. 나는 또 생각한다. 오직 원하건데 모든 군자는 공사가 이미 끝난것을 승사로 여기지 말고 도심(道心)을 분발하여 선생의 효심으로써 그어버이께 효도하고 선생의 충심으로써 나라에 충성하여 천리와 민의가 땅에 떨어지지 않고 해와 별같이 밝게할 자는 모두 우리들의 첫째 의무이니 어찌 서로 힘쓰지 않겠는가.
그때에 이 역사를 발의하여 시종 주관한 자는 광두(光枓)요, 협찬한 자는 광현(光鉉), 홍섭(洪燮), 동수(東洙), 태선(太善), 동헌(東憲), 정기(正基), 규현(圭賢), 기현(琪鉉)이었다. 모두 기문이 없어서야 되겠는가 하므로 이에 이를 기록한다.
後學 趙東勲 삼가 지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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